조각 여정: 오늘이 있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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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부터 5월간
올해 초부터 나와 이유성, 홍기하는 여성 조각가들의 작업실을 방문하기로 했다. 각자는 서로 다른 것을 보기를 원하면서 여성-조각-탐방을 열쇳말 삼아 원정을 시작했다. 이유성, 홍기하는 다른 질문이 있었을 테지만, 나는 미술계에서 어떻게 지속하며 미술을 해야 할지에 대한 막연한 마음을 비롯해 작년 작고 작가의 회고전을 준비하면서 마주했던 중견 여성작가들이 어떻게 작업을 하고 있는지의 궁금함, 그리고 그동안 연구해오지 않았던 영역에 대한 호기심과 같은 아주 사소한 이유였다.
2021년 하반기부터 서로의 반응을 살피고 올해 본격적으로 1월부터 여성, 조각, 여성미술가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그리고 1월부터 5월에 걸쳐 조각가 배형경의 작업실 방문을 시작으로 김주현, 황지선, 백연수, 이경희, 임송자, 윤영자, 김정숙, 강은엽 선생을 만나는 것으로 이어졌다. 조각가들의 연령대는 8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세대 분포를 의도했고, 만났던 조각가들의 추천으로 다음에 만날 작가가 정해지거나 혹은 우리가 궁금해했던 작가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만남을 가지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김정숙, 윤영자 선생은 유가족을 인터뷰하고 소장하신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조각 1세대인 김정숙, 윤영자 선생을 비롯해 여성 조각가와 선배 세대를 호명하는 것으로 이 탐방은 이어진 것이다. 사전에 문헌자료 조사와 주요 약력을 파악한 후 인터뷰 질문지를 만들었고, 학생 시절 작업부터 특기할 만한 작업의 전환 지점, 작업에서 천착해온 개념과 주제, 영향받은 당시의 사조나 작가, 시대적인 상황을 살펴보며 미술사와 텍스트로부터 도출된 질문을 구성하고자 했다.
작업실에 들어서서 대화를 이어나가면 텍스트로 정렬된 정보와 평론가들이 쓴 글들이 얼마나 과장되고 공허한 것인지 단번에 깨달을 수 있다. 작가들과의 사사로운 대화에서 풍겨 나오는 성향과 분위기, 회상이 가져오는 현재성은 작가의 작품세계와 활동을 이해하는 풍부한 지식이다. 그리고 한 사람의 목소리와 말에서 나의 현재와 과거,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르는 미래를 겹쳐 놓고 생각해 본다. 그런 측면에서 이 여정이 전시로 만들어져야 한다면 과연 얼마나 이를 잘 보여줄 수 있을까. 기획의 대단한 의도나 미술의 언어는 매우 겉돈다. 결정이 지연되고 결정된 것을 다시 의심하며 복합적인 질문이 구분되지 않는 상태가 이 여성-조각-탐방의 경험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일 테다. 그럼 이 여정이 시작되는 기점에서 원정대가 공유하고 나눴던 기본 전제이자 조각가들을 만나는 계기였던 하나의 전시와 단체에 대해서 말하는 것으로 여정의 질문들을 대신해 보려 한다.
2001년 《사랑》
여성 조각가 탐방은 마음이 가던, 그러나 문제적인 질문을 일으키는 《사랑》이라는 전시로부터 출발한다. 2001년 열린 《사랑》전은 한국여류조각가회의 기획전시로 최태만을 기획자로 초청하여 진행된 전시이다. ‘사랑’은 여성 회원들로 구성된 한국여류조각가회, 그리고 여성 조각가를 드러내는 정서이자 여성 조각가들이 다루는 주제로 호명된다. 기획의 글에서 기획자는 “현대미술이 전통적 장르 개념을 철폐하고 설치, 영상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현실에서 여성으로서 겪어야 하는 작업의 어려움과 함께 전통적인 조각 작업에 충실한 까닭에 소외받을 수밖에 없는 이중고통 속에서도 작업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점과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자기 세계를 담담하게 펼쳐 보이고 있다는 점을 존중”했다고 밝힌다. 또 사랑이라는 주제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이들이 여성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여성이 정서적으로 사랑의 감정과 표현에 개방적이라는 점을 꼽는다. 회원 작가들이 어머니라는 사실은 이 주제의 설득력을 높이며, 많은 작가가 사랑을 주제로 작업해왔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한다. 나아가 상투적 표현으로 머무르지 않고 사랑의 실체와 의미와 가치를 마련하는 기회로 삼고자 했다고 밝히고 있다.1)
이 전시는 한국여류조각가회의 정기전 성격을 넘어서고자 기획자를 초청하여 이들의 연대와 설립의 취지를 기획적인 측면에서 강조하여 보여주었다. 또한 공동으로 작업하거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다루는 등 조각 매체의 확장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한국여류조각가회가 여성들로 구성된 단체라는 것을 정체성으로 삼으며 사랑, 감정, 여성, 어머니라는 방식으로 패치되었던 단어들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여성만이 과연 감성적 표현에 풍부한가. 감정은 여성에게 왜 쉽게 붙어지는 정서인가. 여성 작가들이 어머니라는 사실은 사랑과 모성으로 연결될 수 있는가. 이 전시는 사랑이라는 정서와 더불어 이것이 여성 조각가에 패치되는 방식에 대한 의문과 동의할 수 없는 시선들을 남겼다. 한층 복잡한 지형을 그리는 것은 여성 조각가의 작업 주제에서 사랑, 모성을 다루는 조각들이 다수 발견된다는 것이다.2)
한국여류조각가회(1974년-현재)
《사랑》은 한국여류조각가회의 기획전이었다. 한국여류조각가회는 1974년에 설립되어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는 여성 조각가 회원으로 구성된 협회이다. 설립 초반, 여성 조각가 1세대를 비롯해 많은 여성 조각가들이 이 단체의 회원이었고 국립현대미술관,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미술회관 등에서 정기전을 개최했다. 프로그램으로 슬라이드쇼 감상, 초청 강연, 유적 답사 등을 진행하면서 회원들을 위한 활동과 정기모임을 가진 것으로 기록된다. 조각가 김정숙이 한국여류조각가회의 초대 회장으로 역임하였고, 그 뒤를 이어 윤영자, 강은엽, 임송자가 단체를 이끌었다. 현재까지도 협회의 활동을 웹사이트를 통해 아카이빙하고 있어 비교적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이 협회의 3대 회장인 작가 강은엽은 “창립 당시 조각은 회화보다도 사회에 진출하기 어려운 분야였고, 더군다나 여자가 집에서 작품 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으며, “작업이 용이치 않은 여성 작가들”에게 “사회 참여 견인차 역할을 협회에서 해주어야 한다.”3)고 말한다. 여기서 유추할 수 있듯 단체의 성격은 여성의 위치와 사회적인 포용에 기반해 연대의 모임에 가까웠던 것으로 보인다. 여성들 간의 이러한 연대는 남성 중심의 조각계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여성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활동임이 분명했다.
앞에서 살펴본 전반적인 문맥들처럼, 여성 조각가를 위한 움직임은 존재했으나 협회라는 하나의 문법과 형식들로 미술사에서는 주목받지 못한 채 명분만을 유지하거나 다양한 매체들의 등장으로 그 활동들은 가려져 왔다. 여류조각가회에 가담했거나, 회원이었던 여성 조각가들을 한 명씩 만나 대화를 하고 이야기를 들어볼 이유, 여성-조각을 다시 반복해 복기하려는 이유는 이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1) 최태만, 「사랑: 실낙원으로부터 복락원으로 이르는 길」, 『사랑』, 전시 도록(서울: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미술회관, 2001.05.03~05.14) 참조.
2) 조각의 주요 주제로 사랑, 여인, 모성에 대한 표현은 서구 백인 남성 조각에서도 발견되는 전통적인 소재이다. 그럼에도 여성 조각가들은 이에 대한 조형 언어를 어떻게 구축해왔나. 이것은 또 다른 나의 관심사이긴 하나 잠시 포켓에 넣어두기로.
3) 『한국여류조각가회 40년사』, 한국여류조각가회 편저(서울: 월간미술세계, 2014), p. 102 참조.
목격한 것
전시의 제목은 김정숙의 회고록 『반달처럼 살다 날개되어 날아간 예술가』에서 작가의 에세이 “조각 여정”, “오늘이 있기까지”를 조합한 것이다. “조각 여정(旅情)”은 작가가 해외 생활 중에 만났던 조각가에 대한 회상, 아틀리에에서 조각을 하고 있던 모습을 기억하며 우정에 대해서 쓴 글이다. 원제 “돌 속에 내 영혼을-오늘이 있기까지”에서 온 “오늘이 있기까지”는 작가의 어린 시절부터 결혼 후 시작한 조각의 길, 학업과 미국 유학, 그의 조각인생을 회상하는 글로 인생의 중요한 기점을 담았다. 에세이에는 여성이었기 때문에 중요한 순간이었던 것, 그 선택의 지향점이 늘 조각이었던 것을 기록하고 있다. 《조각 여정》이 조각가라는 존재와 여성이라는 물질적이고 사회적인 조건과 신체를, 조각을 둘러싼 개인의 삶의 배경을 보는 것과 관계한다는 점에서 이 에세이가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지점이 있었다.
조각은 개인의 경험과 시간의 층위를 고스란히 현현하게 하는 물질 같다. 신체의 힘과 정서가 그 표면과 물질에 각인된다. 전시장에 놓인 7인의 작품은 개인을 대변하는 상태로 공존한다. 그 풍경은 융화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성질과 주장을 펼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이 천착하는 주제, 물성, 조각을 향한 정통의 깊이와 해석은 일관되지 않다. 고독과 존재에 대한 초월을 꿈꾸는 듯한 추상조각을 선보였던 김정숙, 풍만한 양감과 유연한 곡선을 통해 생명력을 담아내고자 한 반추상조각의 윤영자, 존재와 유한한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해 인간 군상으로 표현한 배형경, 친근한 주변인들을 담아내는 구상조각이자 종교미술 조각을 선보이는 임송자, 그리고 가위, 바위, 보 혹은 실뜨기 등 어린 시절을 상기시키는 놀이를 예술의 활동과 비유하고 생명과 회복을 이야기하는 황지선, 환경과 조각안에서의 공간감과 조형을 반영하는 추상조각의 이경희, 작가의 생활에서 애착과 감응을 일으키는 사물을 조형하는 백연수는 각자 시대와 조각을 향한 다른 지향을 보여준다.
《조각 여정》은 《사랑》이라는 전시에서 보여준 여성과 감정의 관계, 여성이 단체의 아젠다로 제시되면서 스스로의 정의에 갖히게 되었던 것, 애써 질문하기를 주저하는 상태를 다시 하나씩 꺼내어 보고자 했다. 역전이 가능할까, 불가능할까 조마조마하면서. 그래서 여성-조각-탐방에서 무엇을 보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이유성은 조각가 김정숙의 삶과 침묵하는 조각을 살피고 그의 작품 <날개>를 절개해 그을린 나무대에 결합한다. 정갈하고 굴곡 없이 보이는 무언가 뒤에 수반되는, 맹렬하고 배덕한 감정에 항복할 때 느꼈던 쾌감을 기억하기 위한 토템을 보여준다. 홍기하는 여성의 시선에서 바라본 모자상에 도전하는데 어머니에게 반항하기라도 하듯 대리석을 내동댕이쳐서 깨진 조각을 석고로 다시 결합하여 추상의 형상을 만든다. 상투화된 소재인 모자상처럼 상투적인 재현의 이미지 이면에 가려진 여성의 이미지를 다시 써 볼 수 있지 않을까를 고민하게 한다. (아마 더 많은 이야기는 전시로 담아지지 못할 것 같다. 경험한 개인의 삶 속에서 깨달음이나 이해로, 혹은 각자에게 가닿는 것들로 남겨두기로 한다.)
시대가 요청하는 역사적인 것, 대의로 내세우는 것, 그리고 목격한 것에 괴리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조각 여정》은 한국여류조각가회, 《사랑》전이라는 기록들과 계보를 참조하지만 그 방향을 틀어낸다. 보다 사사롭고 친밀한 여정이라는 방식으로. 이로써 내가 목격한 것은, 한국여류조각가회의 주체적인 아카이빙, 대의적 명분, 신화화되고 역사화된 기록으로서의 개인 서사의 이면이다. 고단함, 고독, 좌절, 의지, 야망, 사랑, 증오, 이해, 환희와 같은 뒤엉켜 있는 삶들의 질감이다. 쉽게 이해될 수 없는 개인에 사적 이야기, 점입가경으로 양가적인 것들이 얽혀 일을 어긋나게 하고 이내 헤어 나올 수 없었지만 최선의 선택을 했던 길에 대한 것이다. 조각은 하나의 계기였고, 그 부수적인 것들은 조각가의 선택과 길을, 조각 여정을 만든다. 그것은 여성, 신체, 생활과 가족, 가부장, 위계, 전통과 같은 우리를 때로 궁지로 몰고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정서와 엮여있다.
《조각 여정》은 우리의 삶과 미술을 따로 떼어내 볼 게 아니라 조각과 그 삶의 다채로운 정서와 생활, 환경, 조각계, 미술계의 긴장과 힘이 얽혀있다는 것을 제시한다. 한편으로 이 여정은 서로 다른 정서의 계보를 가진 집단, 이를테면 미술계에서 암묵적으로 형성되는 집단들, 접점이 없는 세대의 사람들이 만나 설득하고 제시하는 과정을 거쳤다. 미술의 계보에 대해, 보이지 않는 경계와 시대의 언어에 대한 고민이 담긴 결과이기도 하다. 이 여정은 다음 여정의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한국여류조각가회, 사랑, 여성, 조각에 대한 질문은 아직 맴돌고 있고, 방향성을 잃고 헛발질을 하면서 미궁에 있기 때문이다.
2022년 6월
노해나 씀
*조각여정에 함께하며 날카로운 질문과 영감을 공유해준 이유성, 홍기하에게, 그리고 코로나 시국에 낯선 이들과의 만남, 전시에 선뜻 응해주신 배형경, 황지선, 백연수, 이경희, 임송자, 윤영자(윤재원), 김정숙(김인회), 그리고 김주현, 강은엽 선생님께 사랑과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작가소개
김정숙(1917-1991) 홍익대학교 조각과를 졸업하고, 미국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에서 추상조각과 용접을 배운 후 귀국했다. 이후 홍익대학교 교수로 취임하여 교내 최초로 용접조각실과 철사조각실을 개설하고 해외 조각계의 최신 경향을 국내에 알리면서 새로운 재료기법을 가르쳤다. 1962년 첫 개인전을 전후한 시 기에는 주로 인간과 가족, 모성애 등의 주제를 반추상 조각으로 다루었고, 1970년대에는 상징성이 강 화되는 추상 조각을 전개했다. 아홉 번의 개인전을 가졌고 상파울로 비엔날레 대표 작가로 선정되는 등 국제 미술전에 다수 참가했고 해외 작가들과의 교류도 활발했다. 1991년 타계 후, 호암갤러리, 모란 갤러리 등에서의 회고전, 2001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자라나는 날개: 김정숙 10주기전》, 20 주년에는 모란미술관에서 《김정숙 기증자료展》을 개최하였다.
윤영자(1924-2016)는 홍익대학교 조각과를 졸업하고, 주로 국전을 무대로 활동하며 국전에서 특선과 문교부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1983년에는 한국여류조각가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서라벌예술대학교와 목원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였고, 퇴임 후 석주문화재단을 운영, 석주미술상을 창설했다. 작가는 여인상과 모자상을 주로 조각하였고, 가족애, 사랑과 율과 같은 활기를 띠는 감정에 대해 다룬다. 여인상이나 모자상은 구상과 추상이 교차되는 지점에 있다고 평가된다. 본질적인 형태, 원형적인 것으로 환원된 형태는 생명의 원초적인 생성과 율동을 표현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작가는 다산 정약용 동상 등 다수의 기념비와 조형물 작업에도 활발히 참여하였다.
임송자(b. 1940)는 서울대학교와 로마 미술아카데미에서 조소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조폐국 메달학교와 장식 미술학교에서 수학하며 왁스구조기법을 익혔다. 1976년부터 1980년까지 로마에서 한 번, 귀국하여 두 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가톨릭 미술가 협회 회원, 한국여류조각가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서울조각회에서도 활동했다. 1986년부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조소학과에서 교수 생활을 마치고 퇴임하였다. 작가는 일상 속에서 만나는 주변인을 모티브로 구상조각을 주로 해왔다. 어머니 흉상, 소년과 소녀의 두상 뿐 아니라 생활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식탁 풍경을 소재로 흙 작업을 다수하였다. 또한 십자가의 길, 서소문 순교자 기념비 등의 종교 조각을 제작하기도 하였다.
황지선(b. 1952) 은 이화여자대학교 조각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쿨 오브 비주얼아트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금 호미술관, 조선일보 미술관, 박영덕 화랑 등에서 10회의 개인전을 가졌고, 다수의 그룹전에 초대되었 다. 현재 한국여류조각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황지선은 인간의 삶이 만들어낸 사회 속에서 소외된 다 양한 군상을 조망하며 근원의 가치를 찾고자 한다. 작업에 등장하는 놀이는 어린 시절 경험했던 사방 치기, 실뜨기, 주사위 등의 놀이를 떠올리며 이를 예술 행위에 비유한 것이다.
배형경(b. 1955)은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 후 30여 년동안 인체조각 작업을 하고 있다. 개인전으로는 《말러와 눕다》(갤러리 시몬, 2017), 《묵시록》(스페이스 K, 2012) 등과 2010년 김종영미술관의 오늘의 작가로 선정되어 《생각하다 말하다》(김종영미술관, 2010)을 연 바 있고 이 밖에 김세중미술관, 북경 페킨 파인 아트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99 여성미술제-팥쥐들의 행진》(예술의 전당, 1999), 《한국현대조각》(서울시립미술관, 2010), 《조각을 조각이게 하는 것에 대하여》(모란미술관, 2013)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작가는 중립적인 형태의 인간 군상을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 존재론적 질문, 예측불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기립한 군상과 더불어 인간의 반성적 성찰을 반영한 누워있는 인간형상을 통해 인간 내면의 혼란, 공포 등을 다룬다.
이경희(b. 1956)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 후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립 대학원에서 디지털 미디어 전공으로 미술학 석사를 받았다. 2002년부터 현재까지 고려사이버대학교 전임교수이며, 문화활동단체 할아텍(halartec)의 설립 회원으로 온라인상의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조형예술, 공공미술에 관심을 두고 있다. 2020년 이목화랑에서 열린 《거주-사물의 시간》을 포함하여 10여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90년대에는 웹 아트를 중심으로 작업하였고 현재는 조각의 사물성과 회화적 공간의 접점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백연수(b. 1974)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조소과 석사과정 및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개인전으로는 《사물 나》(갤러리밈, 2019), 《I AM WORKING》(혜화아트센터, 2015)《Animals are Home》(미술공간현, 2009), 《백연수 조각전(객체화된 세계 들여다보기)》(대안공간 풀, 2002) 등이 있고, 이 외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백연수의 작업은 아이의 물건, 일상생활의 사물과 음식과 같은 여러 사물들이 등장하며, 이는 작가의 기억과 경험이 내재된 조형적인 상응물로 표현된다.
《조각 여정: 오늘이 있기까지》
2022. 6.10 – 7.9 (목 – 토, 1pm – 6pm)
✳ 참여작가: 김정숙, 배형경, 백연수, 윤영자, 이경희, 임송자, 황지선
✳ 방문작가: 배형경, 김주현, 황지선, 백연수, 이경희, 임송자, 김정숙(유가족 김인회), 윤영자(유가족 윤재원), 강은엽
✳ 원정대: 노해나, 이유성, 홍기하
✳ 기획: 노해나
✳ 코디네이터: 남은혜
✳ 포스터 디자인: 이솔
✳ 좌대 제작: 고우현
✳ 운송: 김정훈
✳ 고마운 분: 김인회(김정숙 유가족), 윤재원(윤영자 유가족), 장서윤
Our Sculptural Journey: The Path to Today
2022. 6. 10 – 7. 9 (THU – SAT, 1pm – 6pm)
Artist: Kim Chung Sook, Bae Hyungkyung, Baek Yeonsu, Yoon YoungJa, Lee Kyunghee, Rim SongJa, Hwang Jisun
Explored by Noh Haena, Lee Eusung, Hong Khia
Curated by Noh Haena
Coordinated by Nam Eunhye
Poster design by Lee Sol
Pedestals production by Ko Woohyeon
Art handling by Kim Jeong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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