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지식인

Seven Intellectuals

전시 <7인의 지식인>을 열며

 

예술가는 외부로부터의 의심보다는 예술의 속성으로부터 심문 받습니다. 예술의 속성이 예술가의 진위를 가늠하고 그 진위값에 대한 몫은 고스란히 예술가에게 소급됩니다. 예술의 속성을 되새김하다 실의에 빠지는 것도, 다시 스스로가 창안한 예술의 속성으로 귀의 하는 것도 예술가입니다. 지난 수 세기를 거쳐 왔던 질문 ‘예술이란 무엇인가?’와 ‘무엇이 예술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갱신이 예술의 속성을 지탱해왔습니다. 이런 류의 질문과 대화는 ‘취향이 다르니까’로 끝나고는 하는데, 그렇다면 무언가에 예술로써의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과연 독립된 개별 주체의 기호나 선호의 문제이기만 할까요.

예술의 가치에 대해 한번쯤 고려해보기 마련입니다. 예술의 가치를 들여다보는 요소는 신성에서 취미판단을 거쳐 구별짓기를 지나 사회적 역할 등으로 변모를 거듭했습니다. 예술이 시대의 내용과 양식에 따라 그 가치여김을 달리 받는다는 것이 자명하다면 지금의 세계에서 예술은 어떻게 납득되고 있을까요. 이번 전시는 지금의 세계를, 예술을 납득시키고 용인하는 방식을, 예술을 승인하고 예술가의 권한을 부여하는 구조를, 7인의 지식인과 함께 독해 하고자 합니다. 예술가를 줄곧 심문하는 예술의 속성이 가진 진정성의 경계를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7인의 지식인은 예술의 가담자이자 대리인이기 때문에 소환되었습니다. 목격한 것에 증언이 가능하기 때문이며, 발생하는 사건의 일원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책무가 따르는데, 이 책무의 소관자인 7인의 지식인을 어떻게 신뢰해야 하는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만약 이들의 욕망 구조가 천편일률의 기호를 갖고 있다면, 만일 예술의 현시가 진부한 믿음 체계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라면, 어쩌면 좋을까요. 7인의 지식인은 예술이라는 사건을 승인하는 암묵적 매뉴얼의 공동 제작자이기도 합니다. 한편 매뉴얼은 매뉴얼로부터 비롯되고, 매뉴얼의 엉성함이 오히려 매뉴얼의 의미를 공고히 만드는 데에 일조하는 장면 또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매뉴얼이 담보하는 진정성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을까요.

이번 전시에 등장 하는 세 점의 작품은 작가의 창작 의도와 제작 방법, 소장자의 매입 사유, 기획자가 전시로 소환하며 발생하는 누락,  시노그라퍼가 무대를 제안하며 생기는 개입 사이에 놓여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기획의 주제에 헌신하며 창작된 예술 작품을 빗겨가고자 했습니다. 투명한 목적, 즉 전시를 위해 특별히 창조되거나 개작된 창작물에 내재화 시키는 소비적 태도를 거슬러보고자 했습니다. 전시의 주제와 개연성을 가진 다양한 작품을 기획자의 관심과 기량에 따라 맥락화 하는 매뉴얼을 지양해볼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이번 전시에서 누군가는 작품의 환영을 볼 것이며 또 누군가는 작품을 보지 못할 것입니다. 다만 7인의 지식인은 작품과 나란히 있을 것입니다. 7인의 지식인은 색출의 대상이라기에는 너무나 가까이 있습니다. 너무 가까워서 때때로 보지 못할 정도입니다. 7인의 지식인과 함께 즐거운 관람 되시길 바랍니다.

기획 박수지 (AGENCY RARY)
시노그라피 IVAAIU City (신양호, 소한철, 박성수, 문진식, 이동욱)
사운드 EEXXPPOANN
작품 장종완<Portrait Study>  황수연. <O,o>  황예지<Eye>
포스터디자인 송고은

Scenography — IVAAIU City

IVAAIU City는 서울을 기반으로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는 뉴미디어 크리에이터 그룹이다. 신양호, 소한철, 박성수, 문진식, 이동욱 5인으로 구성된 그룹의 멤버들은 시각예술, 조형예술, 전자음악, 건축, 무대디자인, 문예, 도시계획이라는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고 이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복합장르적 방향을 형성하였다. 현시대의 테크놀로지와 예술적 이상을 접합하여 현재의 예술 환경 속 기존의 구조적 시스템에 대한 탈구축적 접근 방식을 기반으로 연구하고 실험하며 대안적 구조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

web #1 : http://ivaaiu.com
web #2 : http://ivaaiuwall.com
Instagram : @ivaaiu_city_planning

 

Curator — 박수지 (AGENCY RARY)

에이전시 뤄뤼(AGENCY RARY)는 예술의 비물질 영역을 재매개화 합니다. 비물질 영역은 퍼포먼스 아트와 같은 장르의 특질부터 담론-생산과 창작-매개의 역할을 수행하는 큐레토리얼(Curatorial)까지를 포함합니다. 뤄뤼는 Contemporary, Literary, Temporary, Library의 끝말인 뤄뤼(rary)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에이전시 뤄뤼는 하나의 대리인(Agent)으로서 예술을 승인하고, 입증하고, 대리하는 지금의 세계를 서술하고 독해합니다.

Web : www.agencyrary.com
Instagram : @agencyrary

Seven Intellectuals

Curator Suzy Park (AGENCY RARY)
Scenography IVAAIU City (Yangho Shin, Hancheol So, Sung-su Park, Jinsik Moon & Donguk Agos Lee)
Sound EEXXPPOANN
Artworks Jongwan Jang Portrait Study,  Sueyon Hwang O,o,  Yezoi Hwang Eye
Poster Design Goeun Song

Scenography — IVAAIU City

IVAAIU City is a new media creator group based in Seoul. Consists of five artists, Yangho Shin, Hancheol So, Sung-su Park, Jinsik Moon and Donguk Agos Lee, from diverse professional backgrounds including visual art, plastic art, electronic music, architecture, stage design, literature and city planning, the group naturally formed a cross-disciplinary direction of activity. Fusing the technology of this era into ideology of art with a deconstructive perspective towards the current structural system, they have been exploring and creating an alternative structure.

web #1 : http://ivaaiu.com
web #2 : http://ivaaiuwall.com
Instagram : @ivaaiu_city_planning

 

Curator — Suzy Park (AGENCY RARY)

AGENCY RARY remediates the non-material areas of art. The non-material areas range from the characteristics of genres such as performance art to the curatorial, which plays the role of discourse-production and creation-mediation. RARY comes from the end of Contemporary, Literary, Temporary, and Library, “rary”. As an agent, the AGENCY RARY describes and reads the world today that approves, validates and represents art.

Web : www.agencyrary.com
Instagram : @agency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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